© Kyuwon Lee, 2020.

풀베개

나쓰메 소세키​

"두려운 것도 그저 두려운 것 그대로의 모습으로 보면 시가 된다. 무서운 것도 자신을 떠나 그저 단독으로 무서운 것이라고 생각하면 그림이 된다. 실연이 예술의 제재가 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실연의 고통을 잊고 그 부드러운 면이나 동정이 깃드는 면, 수심 어린 면, 한 발 더 나아가 말하자면 실연의 고통 그 자체가 흘러넘치는 면을 단지 객관적으로 눈앞에 떠올리는 데서 문학과 미술의 재료가 된다."

p. 47

"도회는 태평한 백성을 거지로 오인하고, 소매치기의 두목인 탐정에게 많은 월급을 주는 곳이다."

p. 134

"세상은 집요하고 독살스럽고 좀스럽고 게다가 뻔뻔하고 지겨운 놈들로 가득 차 있다. 애초에 뭣 하러 낯짝을 내밀고 있는지 알 수 없는 놈도 있다."

p. 147

"기차만큼 개성을 경멸하는 것은 없다. 문명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개성을 발달시킨 후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그 개성을 짓밟으려고 한다. 한 사람 앞에 몇 평의 지면을 주고 그 지면 안에서는 눕든 일어서든 멋대로 하라는 것이 현재의 문명이다. 동시에 이 몇 평의 주위에 철책을 치고 그 밖으로는 한 발짝도 나가서는 안 된다고 위협하는 것이 현재의 문명이다."

p. 1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