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범은 그곳에 있다, 시미즈 기요시

"직업기자에게 취재해서 보도하는 것은 당연히 일이다. 그렇다면 월급에 맞는 일을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의문을 쫓는다, 진실을 추구한다, 현장에 나간다, 사람이 있다, 열심히 이야기를 듣는다. 피해자일 경우도 있을 것이고 유족일 경우도 있다. 그런 사람들은 이미 상처를 받을 대로 받은 상태다. 그들은 예민하게 날이 서 있다. 보도 피해를 받은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해야 할 일은 그들의 작은 목소리를 듣고 다른 이들에게 전하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나는 도무지 의심을 떨쳐낼 수 없었다. 어째서 연쇄사건이 '해결'된 다음에 오타 시에서 요코야마 유카리 사건이 발생한 걸까? 연쇄사건의 범인은 감옥에 갇혀 있는 데도 말이다. 내가 결함이 있는 추리라는 것을 알고서도 조사를 계속한 이유가 바로 거기 있었다."


p. 30



"취재는 가능한 한 마지막까지 계속한다. 취재가 부족하면 내 자신이 흔들린다. 모르는 사실이 있다는 것은 공포다. 불안한 점이 있으면 제대로 보도를 할 수 없다."


p. 91



"이렇듯 정부로부터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하면 '담보가 있는 보도'가 된다. 보증인은 정부다. 여러 의미에서 안전하다. 언론의 자주성은 어디 갔냐고 반문할지도 모르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사건, 사고의 수는 많지만 기자의 수는 경찰관이나 소방관 수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언론이 국가의 모든 동향을 감시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로는 난센스다. 국민은 국가를 신뢰하고, 국가는 국민의 알 권리에 응한다. 그것이 이상적인 모습이다. 대부분의 경우 공공기관이 발표하는 내용은 사실이고, 의심스러우면 그때 체크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시스템이 제대로 기능하느냐의 문제인 것이다."


p. 100



"법정 안이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다. 형사사건 법정에서 이런 질문은 들어본 적이 없었다. 법정 드라마가 진부하게 보일 정도로 엄청난 박력이었다.

"말씀드린 대로입니다."

얼굴을 마주보지도 않고, 고개를 숙이지도 않고 같은 말을 반복할 뿐인 모리카와 전직 검사에게 스가야 씨가 분노했다.

"당신은 내게 인간성이 없다고 말했어. 하지만 인간성이 없는 것은 오히려 당신이잖아!"

스가야 씨의 비통한 외침에 나는 펜을 든 채 꼼짝할 수가 없었다."


p. 273



"말해두지만 나는 사형 반대론자는 아니다. 오히려 중죄에는 엄벌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동시에 사형은 불가역 벌이다. 만에 하나라도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지만, 그 만에 하나가 일어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p. 357


"당신이 슈퍼에 간다고 치자. 뒷좌석에는 어느 틈인가 아이가 곤히 자고 있다. 깨우기 미안한 느낌이 든다. 에어컨은 틀어두었다. 금방 돌아올 생각에 살짝 차를 떠나지만 공교롭게도 가게가 붐벼서 생각했던 것보다 시간이 더 걸리고 만다. 눈을 뜬 아이는 당신의 모습을 찾아 울면서 차안을 이동한다. 밖에 나가려고 이것저것 만지다 에어컨 스위치를 끄거나 엔진 키를 돌리고 만다. 그리고 차내 온도는 봄인데도 50도를 넘고 만다······."


p. 369



"두 번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을 결코 일어나게 하지 않는 것. 그것만이 사건 보도의 유일한 존재가치라고 믿고 나는 사건기자로서 현장에 나간다. 그 사실은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이다."


p. 403

© Kyuwon Lee, 2020.